2011-10-21
FT중문망(FT中文網)

중국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정부의 자체적인 채권 발행을 허용했는데 이는 성시급 지방정부가 채무 불이행으로 전국 금융부문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중국 재정부는 10월 20일 저장(浙江), 광둥(廣東), 상하이와 선전을 시범지역으로 하여 3년물과 5년물 채권의 자체 발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범조치는 전국의 다른 지방정부로 확대될 전망이다. 2008년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많은 지방정부들은 대량의 부채로 인프라를 건설했다.

중국정부는 1994년에 지방정부의 막대한 채무를 우려하여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엄금하는 금지령을 내렸다. 그 후로 내내 중국은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예산적자를 운영하는 것을 불허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방정부는 이런 제한을 피해 특수목적의 회사를 설립하여 은행대출과 여타 융자를 확보해 공공사업에 투자했다.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한 이후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지방정부 채무가 2007년 약 4조 위안(6,260억 달러)에서 3배 남짓 증가해 지난해 연말 14조 위안(2010년 GDP의 35% 내외)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정책제정자들은 대부분 대출이 쓸모 없는 프로젝트에 투입됐고 지방정부가 그중 상당부분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성급 정부의 자체적인 채권 발행 허용은 이들의 자금난을 해결하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며 아울러 불투명하고 관리감독이 안 되는 특수목적의 투자기구 정리에 들어갔다.

중국 재정부는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 한도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규모가 작아 4개 지방정부 모두 합쳐 연말까지 200억~3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채권은 중국투자자와 승인을 거친 소수의 외국기관들에게 발행될 예정이다. 현재 중국 재정부는 지방정부를 대신해 일년에 많게는 2,000억 위안의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왕즈하오(王志浩) 스탠다드 차타드 대중화권 연구부 담당은 올해 한 보고서에서 “잘만 처리하면 지방채무문제가 은행업 위기나 거시경제 성장 둔화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자산부채표와 조세능력에다 경제의 강력한 명목성장률까지 더하면 지방채무문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성장둔화가 예상을 넘어선다면 더 많은 지방 프로젝트가 곤경에 빠지고 중국 은행업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방정부의 투자에서 상당부분이 과열상태인 중국 부동산업에 투입되었고 많은 대출이 고평가된 토지를 담보물로 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대폭 하락할 경우 이런 채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많은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은 토지양도로 상품방시장 침체는 지방재정을 한층 더 압박할 것이다.

류밍캉(劉明康)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 주석은 10월 19일 “각계가 지방정부의 채무부담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지방정부 융자플랫폼 등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감독메커니즘이 결여된 것도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수입과 전반적인 경제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문제는 여전히 통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2011-10-21, FT중문망(FT中文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