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17기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의 내용과 함의

(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주장환 교수)
(자료: 新华社,人民日报,联合早报)

□ 2011년 10월 15일~18일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제17기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이하 줄여서 ‘6중 전회’)가 열렸음

- 6중 전회는 내년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 전의 마지막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로써 관심이 집중됨

- 특히 문화와 관련된 부분이 논의된다는 측면에서 그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짐

- 또 시기상의 특징으로 인해, 내년 지도부 세대교체와 관련되어 어떤 조치가 이뤄지고, 주요 정치 세력들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도 높았음

□ 6중 전회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확정함. 첫째, 문화 체제 개혁 및 사회주의 문화 발전에 관한 문건을 채택함. 둘째,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내년 하반기에 열 것을 결정함

- 6중 전회는 <중공중앙 문화체제 개혁을 심화할 것과 사회주의 문화의 발전과 번영을 추동할 것에 관한 몇 가지 문제에 관한 결정(中共中央关于深化文化体制改革推动社会主义文化大发展大繁荣若干重大问题的决定)>(이하 줄여서 6중 전회 결정)을 채택함

- 이는 역대 6중 전회가 주로 사상과 문화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했다는 중국 정치의 관례로 볼 때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됨

- 또 역시 역대 6중 전회가 다음해에 열릴 전국대표대회의 개최를 결정한다는 관례를 따랐다는 측면에서도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됨

- 이는 중국 정치의 제도화가 나름대로의 관례에 따라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함

- 그러나 이제껏 정신문명, 사상 공작 등의 표현을 사용하던 것에서 문화라는 개념이 사용된 것은 처음임

□ 6중 전회 결정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과 내용을 담고 있음

- 문제의식은 국내적으로는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해이해진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이를 바탕으로 계속적인 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임

- 따라서 이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문화의 발전이 동시에 진행하지 않된다는 의도를 담고 있음. 이는 문화를 기반으로 국가를 흥하게 하다(文化兴国) 전략으로 명명되기도 함

- 국제적으로는 급증하는 중국의 국력에 걸맞게 문화적으로도 발전을 꾀하여 문화강국으로써 중국의 부상에 우호적인 국제환경을 창출하겠다는 것임. 이는 중국 문화의 밖으로 달려나가기(走出去)로 명명하기도 함

- 이를 위해 올해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국민 경제 및 사회발전 규획의 방침에 따라 문화 산업의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문화 체제의 개혁을 심화할 것을 결정함

- 그 방향은 문화 사업 단위의 소유제 개혁을 통해 시장화의 가속과 문화 산업의 양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음

- 따라서 이 측면에서 6중 전회 결정은 중국의 문화적 측면에서의 실력 즉 소프트파워의 향상을 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외로 전파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음

- 또 개혁개방 30년간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비해 낙후된 문화적 측면을 사회주의 문화 발전이라는 내용으로 채워나가겠다고 밝힘

- 경제발전과 낙후된 문화와의 괴리의 핵심에는 도덕적 해이가 핵심적으로 자리 잡고 있고, 따라서 사회주의 문화 발전의 핵심 방향은 도덕 건설이라고 평가됨

- 또 사회주의 문화발전은 5개에 대한 견지 즉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지도 수용, 사회주의 선진문화의 전진 방향, 인본주의, 사회의 효과와 이익의 최우선, 개혁개방이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음

□ 한편, 시기상의 특징으로 중국 엘리트 정치 내의 일정한 경향과 특이점이 포참됨

- 가장 중요한 점으로 6중 전회 폐막과 함께 공포된 <공보>에서 중국 정치에서 지도사상으로 인정되어오던 마오쩌둥(毛泽东)사상이 삭제됨. 또 6중 전회 폐막 하루 뒤 발표된 <런민(人民)일보>의 관련 사설에서도 역시 존재하지 않음. 즉 이 두 글에서 덩샤오핑(邓小平)이론과 세 개의 대표이론 만의 지도를 받는다고 언급되고 있음

- 이제껏 중국 공산당의 공식 문건 및 런민 일보의 사설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음. 즉 공식적으로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세 개의 대표 사상이 병기되는 것이 관례였음

- 이로 인해 현 중국 지도부가 마오쩌둥과의 일정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됨. 이는 현재 중국 정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마오쩌둥식의 좌익적 방식에 대한 일정한 결론이 지도부내에서 내려진 것이 아니냐는 것임. 즉 사회주의 문화발전이 마오쩌둥 사상과 그 궤를 같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짐

- 또 현재 중국 정계에서 정신과 도덕에 중시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보시라이(薄熙来) 현 충칭(重庆)시 당위원회 서기는 6중 전회 의제의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여전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 이로 인해 그의 내년 18기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한편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장쩌민(江泽民) 전 공산당 총서기가 6중 전회 1주일 전 열린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어, 제18차 당 대회에 즈음하여 중국 정계의 각 파벌들의 힘겨루기가 백열화 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킴

□ 결론적으로 6중 전회는 의제 선정과 결정 사항 등의 측면에서 중국 정치의 관례를 따르고 있지만, 몇 가지 점에서 매우 그 의미가 깊다고 판단됨

- 6중 전회는 문화의 중요성을 경제 건설과 등치시키고 있음. 이는 한편으로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부작용을 문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완화하겠다는 의도로 파악할 수 있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중국 사회의 도덕 및 정신적 측면에서의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도 분석할 수 있음

- 6중 전회는 사회주의 문화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제출하고, 그 내용을 밝히고 있음. 새로운 시기 중국 사회의 주류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중국을 더욱 부강하게 할 것이며, 동시에 이러한 중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것이라는 것이 그 주요 기조임

- 그러나 현재 사회주의 문화의 핵심 내용과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된 사항이 없이, 대체적인 방향만 제시되고 있는 상황임. 따라서 문화에 대한 강조가 자칫하면 양적인 측면에서의 성장과 팽창으로만 귀결될 가능성이 있음

- 또 일각에서는 경제 성장과 함께 가장 중요한 문제가 정치 개혁에 대한 것인데, 이에 대한 중국 정계에서 아직도 일정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문화 내지 정신문명 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현 중국 지도부의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함

(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주장환 교수)

(자료: 新华社,人民日报,联合早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