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억제정책 미세 조정…‘성장 확보’ 다시 거시조정 최우선 목표로

2011-11-08
남방일보(南方日報)/편집문

선진국들이 채무에 시달리고 유럽 재정위기가 더욱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걸음으로 전진하고 있다. 지난 3일 G20 정상회의가 프랑스 해변도시 칸에서 개최됐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단합으로 성장 추진, 협력으로 윈-윈 도모’라는 제목으로 연설하면서 “강력, 지속 가능, 균형 이 3가지 목표 중 강력한 발전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성장 중에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방침을 견지할 것이다. 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도록 보장하고 중소기업 발전에 신경 쓰며 기술잠재력을 충분히 발굴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경제 성장 실현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제시했다.

시장 관계자는 후진타오의 연설을 강렬한 정책 조정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성장 확보’가 다시 중국의 최우선 목표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마도 최근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새로운 움직임이다.

♦ 실물경제 둔화

이달 1일 중국물류구매연합회(中國物流與采購聯合會)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중국 제조업 PMI(구매자관리지수)는 50.4로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개월 연속으로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2009년 2월 이래 최저치다.

장리췬(張立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은 “PMI 반락은 미래 경제 성장속도가 계속해서 둔화됨을 시사한다. 기업의 자금부족 문제가 날로 두드러져 경제성장률이 대체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지난 9월에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0.3%와 0.5% 하향 조정, 평균 4% 수준으로 내렸다. 이는 경제 둔화가 이미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실물경제가 둔화되는 동시에 인플레 압력도 현저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10월 PMI는 46.2로 9월보다 10.4포인트 반락했다.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 압력이 현저히 완화되었음을 나타낸다.

♦ ‘성장 확보’에 눈 돌린 세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0월에 저장(浙江), 광둥(廣東), 광시(廣西), 톈진(天津) 등 4개 성/시를 잇달라 시찰하며 경제상황을 조사하고 또 4차례 국무원 상무회의를 소집해 거시경제정책을 조정했다.

10월 29일 원자바오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9가지 경제업무를 배치하고 거시조정의 방향, 강도, 템포를 잘 통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신용대출정책은 산업정책과 결부해 강온 양면으로 확실하게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상무회의에서는 ‘인플레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언급이 없었다며 정책 주안점이 성장 확보로 이미 바뀌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의 발언은 이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준다.

♦ 어느새 완화정책 전개

하지만 쭤샤오레이(左小蕾) 인허(銀河)증권 수석 총재고문은 “중국은 강력한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젠치(陳建奇)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박사도 “중국경제는 단기적으로 큰 조정이 없을 것이다. 향후 거시정책은 기존 틀에서 일정한 연속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약간의 사전 조정 또는 미세 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쑹궈칭(宋國靑)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외부경기 침체가 지속되나 급격한 쇠퇴만 없다면 상품가격 억제와 중국 무역여건 개선에 유리하고 중국은 적절하게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상황이 좋지 않고 국내에서 전환을 추진하는 때 후진타오 주석이 유럽에서 G20의 급선무가 ‘성장 확보’라고 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대출 상환기한을 연장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소/영세기업 정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중앙은행은 창구지도를 통해 은행 부동산대출 1,000억 위안을 보장하여 잠시나마 시장 갈증을 풀어주었다.

출처: 2011-11-08, 남방일보(南方日報)/편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