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 작전 지역 확대 천명과 그 시사점

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주장환 교수

□ 미국이 대 중국 군사적 간접 압박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해군이 작전 지역을 근해에서 원양으로 확대할 것을 천명하여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음

- 미국은 지난 9월 타이완에 대해 전투기를 포함한 약 58억 5천만 달러 상당의 무기 판매 계획을 공표했음

- 또 지난 11월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발리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도자로서 복귀를 선언하고, 남중국해 주변국인 호주에 미군 기지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인도네시아에 최첨단 전투기 판매를 결정함

-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직간접적인 불만을 표시해온 중국이 최근 해군의 작전 지역을 근해에서 원양으로 확대할 것을 재천명하고, 후진타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시진핑 부주석이 해군 관계자를 접견하는 등 이에 대한 지원과 긍정을 표시했음

□ 중국 군의 공식 매체인 <졔팡쥔빠오(解放军报)>는 2011년 12월 5일, “중국 해군의 전환 로드맵(中国海军的转型路线图)”이라는 글을 제1면 헤드라인에 실었음

- 이 글은 "중국 국가 이익의 발전은 해상 능력 건설 측면에서 새로운 더 높은 수준의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훈련뿐만 아니라 장비의 측면에서도 원양 해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힘

- 또 향후 근해와 원양을 아우르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장비와 작전능력 제고에 역점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힘. 구체적으로 11차 5개년 규획 시기 즉 2015년까지의 역점 사업으로 거명함

- 이에 대해 중국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 리졔(李杰)는 중국 해군의 작전 범위가 근해에서 원양으로 확장될 것을 공식화한 것이고, 강력한 원양 해군의 건설이 최종 목표라고 분석함

- 또 그는 이번 발표는 중국 해군 전략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하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향후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음

□ 한편, 이는 2011년 3월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발표한 <2010년 중국의 국방(中国的国防)> 즉 국방백서의 내용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임

- 이 백서에서 중국 해군은 "근해 방어라는 전략적 요구에 따라, 종합작전 능력과 현대화 수준을 제고하고, 전략적 무력 위협과 반격 능력을 증강시키고, 원양에서의 협력과 비전통 안전보장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길러야한다"고 적시함

-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중국 해군의 전환 로드맵의 방향은 이 백서보다 상당히 적극적이고 공세화된 측면이 있는 것임

- 이 같은 변화에 대해서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미국과 주변국과의 군사적 관계 긴밀화가 그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됨

- 즉 원양해군으로의 발전은 중국이 설정하고 있는 목표이기는 하나, 그 추진 속도와 기조가 변화한 것으로 해석됨

- 기실 중국 해군의 발전 전망은 소장 인줘(尹卓)의 말처럼, "중국 해군이 원양으로 작전 범위를 넓히는 것은 필연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국가 이익과 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향후 해외와 해양에서의 이익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외와 해양에서의 중국의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해군은 원양해군을 향해 발전할 것이다."

□ 중국 해군의 전환 로드맵 발표 다음날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과 부주석인 후진타오와 시진핑은 해군 관계자를 만나서 격려했음

- 후진타오는 12월 6일 베이징에서 열린 해군 제11차 당 대표대회 및 전군 장비 공작회의 대표들을 접견하면서, 특히 해군에 현대화와 더불어 전투 준비 강화를 주문했음

- 그는 이 자리에서 "국가 안전을 수호하고 세계 평화 유지에 더 많은 공헌을 하기 위해 해군이 군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현대화 작업을 견고하게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함

- 후진타오의 이런 언급은 국가주석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 그러나 현재의 특수한 시기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특히 전날 공개적으로 발표된 해군의 전환 로드맵에 대한 긍정과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분석됨. 따라서 일정한 대미 시위용 정치적 행위라고도 해석할 수 있음

□ 한편, 이런 중국 측의 강경 행보 속에서 12월 8일 열린 미·중 국방 회담의 결과 역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음. 이 회담은 차관급이며 1997년 시작되었고, 지난 9월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판매 발표 이후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열린 제12차 회의였음

- 표면적으로 이번 회담의 결과는 중국이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에 대한 우려를 미국 측이 듣고, 미국은 중국에 대해 군사적 봉쇄 의도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전했다는 점에서 양국과 지역 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됨

- 마샤오톈(马晓天) 중국 인민해방군 부 총참모장은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는 중미 양국 군대간의 관계 발전의 중대한 장애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이러한 장애물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함

- 또 미첼 플루노이 미국 국방차관은 최근 미국의 아시아 중시 행보는 중국 봉쇄와 연결되지 않는 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양국 군대간의 관계 발전은 미국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힘. 그러나 중국 항공모함 건조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긍정하면서도, 그 용도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음

- 두 사람 모두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각 상대국의 군사안보적 차원에서의 역할에 대해 긍정하고, 향후 상호 협력과 협의를 강화할 것임을 밝힘

□ 결론적으로,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중미간의 긴장 국면은 제12차 미중 국방회담을 계기로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됨.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타난 중국 측의 반응은 몇 가지 시사점을 던짐

- 중국은 특히 지난 9월 이래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 조치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함. 실례로 중국은 11월 하순 서태평양에서 독자적인 해군 함정 훈련을 실시하고, 개조 중인 항공모함 바랴그(varyag)호를 두 번째로 출항 시키는 등 일정한 물리적 시위를 진행함

- 또 해군의 전략적 발전 목표를 원양 해군으로 설정하고, 이를 최고 지도부가 추인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중국 측의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함

- 결국 국방 회담이라는 형식으로 미중간에 서로의 입장을 청취하고, 인정하는 선에서 더 이상의 긴장 악화는 막았지만, 중국으로써는 자국에 대한 봉쇄 및 압박에 대해 향후 적극 대응하겠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함

- 특히 양국간 군사적 관계는 지역내 긴장 고조 여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고, 불필요한 갈등에 연루될 가능성이 한국으로서는 매우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에 대한 독자적인 고민과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됨

- 실제로 현재 북한 나진 항으로부터 중국 국적 선박의 화물 운송이 이뤄지고 있는 바, 이는 중국 작전 지역에 한국의 동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음

(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주장환 교수)

(자료: 新华社, 人民日报 , 中国青年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