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착륙시 바퀴가 활주로에 닿았는지도 모를만큼 부드럽게 접지하면 조종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승객들이 많습니다.
반면 ‘덜커덩’ 하는 충격을 느낄 땐 조종사의 실력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대한항공의 조종사라면 모두 부드러운 착륙(Soft Landing)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승객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Soft Landing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조종사 기량과는 무관하게 현지 공항 사정 또는 기상 조건 등에 의해 충격을 동반한 착륙기법이 요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상과 활주로 노면조건 등이 양호한 경우, 분당 100피트 정도의 속도로 착륙하게 되며, 이때 승객들은 접지가 부드럽게 이루어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를 항공 용어로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눈이나 비로 활주로 노면이 미끄러울 때나, 활주로 상에 강한 배풍(비행기 뒤에서 앞쪽으로 부는 바람)이 부는 경우는 부드러운 접지보다는 충격적인 접지를 해야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착륙에 필요한 길이보다 짧은 활주로에 착륙해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하율이 분당 200~300피트에 이르게 되면, 승객들은 착륙의 느낌을 좀더 강하게 받게 되며, 조종사의 착륙 기술이 서툴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이를 소프트랜딩과 비교해서 ‘하드 랜딩(Hard Land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정확한 항공용어로는 충격식 착륙방법 즉 ‘펌 랜딩(Firm Landing)’이라고 합니다. 즉, 불가피한 상황에서 활주로와 타이어의 마찰계수를 높임으로써 활주 거리를 단축하는 착륙 기법이죠.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항공모함에 착륙하는 전투기들은 거의 직각으로 하강, 착륙을 합니다.
항공모함의 활주로 거리가 짧은 탓에 충격을 높여 활주 거리를 줄이려는 의도에서입니다.
민항기 제작사들은 이러한 경우에도 항공기가 별 이상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얼마간의 충격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규정대로 안전벨트만 잘 매고있으면 무시해도 좋을 만큼 안전한 착륙 방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착륙시 충격을 통해 조종사의 기량이나 숙련도를 판단하거나 충격 접지시 난폭 조종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한 일입니다.
이착륙 순간은 항공기 운항 중 가장 안전수칙이 준수돼야 할 때입니다.
일부 승객들이 착륙 중에 승무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짐을 옮긴다든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이동한다든지 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삼가야 할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