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가 있다. 목적은 있으되 그에 걸맞은 수고가 동반되지 않은 중국 투자를 비꼬아 언론이 만들어 낸 말이지만 기존의 단편 일률적인 중국 진출 목적에서 사업, 거주, 교육 등 점점 다양한 목적과 패턴으로 중국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요즘에도 묻지마 투자는 여전히 계속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이에 적어도 국.영.수에 해당되는 기초 과목이라도 꼭 공부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정리 해보았다.
중국어는 기본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언어"의 뜻을 찾아보았다. 백과사전에서는 언어를 "생각이나 느낌을 음성 또는 문자로 전달하는 수단 및 체계"라고 정의 하고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중국에서 가장 빨리 중국을 이해하는 방법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중국어를 모르고 중국에서 사업이나 생활을 하다 보면 결국 조선족 교포의 통역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할지라도 중국 안의 아웃사이더일 뿐이다.
1. 대화 당사자와 같은 수준의 지식이 없다면 통역은 불가능하다.
중국에서 흔히 조선족 교포를 통역이라고 말하고 그들 스스로도 통역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통역이 대화 당사자와 같은 수준의 지식이 없을 경우 오해를 낳는 경우가 잦을 뿐만 아니라 통역 문제로 사업상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2. 감정은 통역으로 전달되기 어렵다.
언어는 문자적 요소뿐만 아니라 느낌, 즉 감정 전달의 매개체이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통역으로 전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많다. 물론 불필요한 감정을 통역을 통하여 걸러 낸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좋은 부분도 찾아 낼 수 있겠지만 꼭 필요한 상황에서 감정 전달이 불가능하다면 이 또한 문제의 시발이 될 수도 있다.
3. 업무의 주체가 통역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상대와 직접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경우 간혹 업무의 주체가 통역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중국 사업 파트너는 자신의 의견과 업무내용을 항상 통역을 통해서 전달하기 때문에 통역을 업무 담당자로 인식하게 된다.
4. 중국인의 관리가 어려워진다.
직원을 관리 하는데 있어서 항상 형식적인 업무의 전달과 보고만 있는것은 아니다. 이럴 경우 관리자와 중국인의 직접적이고도 개인적인 대화가 필요할 경우 통역을 거치게 되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 사실상 중국인 관리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또한 관리자와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중국 직원은 회사 내에서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어 유능한 인재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국의 거시 정책과 지역 정책을 공부하자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방 정부의 정책이 각각이라고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시행에 대한 시기나 방법상의 차이일 뿐이지 궁극적인 방향이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
중앙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고 지방 정부의 정책을 공부하다 보면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접촉하는 몇몇 지방 관리나 주변인의 말에 의존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다.
중국의 발전 계획은 매 5년을 기준으로 중앙 정부의 국가 발전 방향을 제시 하고 있는데 2005년 시작된 11.5는 11번째 5년 계획으로 적어도 중국의 향후 5년 동안의 발전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중앙 정부의 11.5는 각 지방정부의 11.5 계획으로 나뉘어져 더욱 상세하게 각 도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 놓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실제 중국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는 향후 50년에 대한 국가 발전 계획과 도시 발전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으며 발전 단계에 따라 이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 및 각 도시의 발전 계획은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 상세하게 지시되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특색, 규모, 인구뿐만 아니라 토지 개발, 교통, 산업, 각종 행정 정책 및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방향을제시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경제 발전 방향 1.중국 중앙 정부의 경제 발전 방향을 보면 경제 발전의 중요 지역이 남쪽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계단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동반도, 산동반도,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河北）구역을 위주로 하는 “환 발해 종합 경제권”은 “주강삼각주” 및 “장강삼각주”를 이은 중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경제권으로 부상시킬 계획인 것이다.
아래 두 개의 그림을 보면 중앙 정부의 발전 방향이 한눈에 들어온다.
2. 산동성의 경제 발전 방향
중앙 정부의 발전 방향은 다시 산동성 정부의 지역 발전 방향으로 세부화 되고 산동성 정부는 지난(济南), 칭다오(青岛), 즈보(淄博), 옌타이(烟台), 웨이팡(潍坊), 르자오(日照), 웨이하이(威海), 동잉(东营)의 8개 도시를 주요 발전 도시로 지정하고 통합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산동성의 제조업 기지는 칭다오(青岛), 옌타이(烟台), 웨이하이(威海) 3개 도시로 기초 조건과 발전 방향이 비슷하고 서로 인접하여 시너지 효과 창출이 유리한 도시로 계획하고 있다. 이미 3개 도시는 중국 조선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지도를 공부하자
여행을 가면서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이 목적지의 지도일 것이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에게 필수품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이 지도 책이다. 사무실의 멋진 액자에 넣은 커다란 세계지도, 중국지도, 산동성 지도, 청도 지도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수시로 볼 수 있는 지도책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지도책에 거래처의 위치와 거래처에 대한 메모, 이동 시 편리한 도로 등을 빽빽하게 정리한 지도책이라면 서점에서 단돈 얼마에 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 사업 발전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지도를 접하다 보면 각 지역의 지리적 연관 관계뿐만 아니라 교통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도시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도로망 건설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중국 또는 거주 하고 있는 도시의 교통망을 보고 그 도시의 발전 방향까지도 읽을 수 있게 되는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장사는 목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지도를 보고 중국 내수 시장을 목을 잡아야 할 때이다.
지역 특색을 공부하자.
각 도시와 지역은 독특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부산과 인천이 물류 중심지로 발전 하고 호남지역이 곡창지대로 발전하는 것은 정부의 인위적인 노력보다는 지리적 혹은 독특한 자연 환경의 영향이 크다. 이는 중국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게 되고 있다. 연해 지역이 먼저 개방된 것은 개방의 진입로이기 때문인 것도 같은 논리에서 적용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넓은 국토, 다양한 민족으로 국가 속의 또 다른 국가로 평가되는 중국을 비슷하겠지 하는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적어도 현지의 생활 습관을 익히기가 힘들다면 지역의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일례로 산동성의 지리적 환경을 이해한다면 산동성의 향후 발전 방향도 예측이 가능해진다. 아름다운 해변가로 둘러쌓은 청도, 연태, 위해, 일조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관광 산업과 조선 산업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며 중국 제 2대 유전으로 알려진 동영을 이해한다면 산동성의 석유화학 산업의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유엔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인정받은 위해의 경우 자연 보호를 위해 제조업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하고 도시 전체 GDP의 50%가 관광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꽌시’가 아닌 법을 알 때이다.
2007년, 중국인 스스로도 이제 꽌시에 대한 개념을 달리하고 있다.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는 중국 사업에서 ‘꽌시’의 역할이 불가능과 가능의 갈림길을 결정짓던 시절은 이제 잊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제 ‘꽌시’의 정의는 ‘해결이 가능한 문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거나 복잡하고 어렵게 처리하는 두 개 문의 열쇠’이다. 다시 말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꽌시가 아니라 가능한 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느냐가 꽌시의 역할인 셈이다.
문제는 가능한 것이냐 불가능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법률에 대한 공부를 제안하고 싶다. 법을 공부 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새로운 법 또는 규정의 변화는 미리 미리 정보를 수집하고 기업의 경우는 고문 변호사 계약을 통하여 ‘법률적 검토’에 우선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할애 하여야 할 것이지 중국에서 흔히 말하는 ‘짜오런(找人)을 생각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 기업과 한국인의 중국 내 체류가 많아지면서 KOTRA, 대사관 및 관련 기관이 중국전역에 한국인 지원을 위해 진출해 있다. 이런 기관을 찾아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하오산동(http://www.haoshandong.net) 도진수 총경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