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민은행은 10월 29일부터 1년 만기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각각 0.27% 포인트씩 상향 조정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예대금 기준금리 인상조치와 함께 △금융기관의 예대금 기준금리 인상 △인민폐 대출금리 변동폭 확대 △예금금리의 하향변동을 허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1년만기 예금금리는 기존의 1.98%에서 2.25%로 상향조정되고 1년만기 대출금리도 기존의 5.31%에서 5.58%로 상향조정되었다. 중국은 지난 1993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인상한 이후 1995년 대출금리를 인상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실시, 1996년 이후 지금까지 8차례의 금리인하 조치를 실시하여 현재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인상 조치의 배경
최근 중국의 물가상승의 지속과 거시경제 지표에서 긴축정책 효과가 미진하게 나타남에 따라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리인상 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으로 급작스런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발표에 다소 놀라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 금융당국은 그간 금리인상설에 대하여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6일 인민은행 周小川 행장은 금리인상 및 다른 추가조치 실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금리인상 실시여부는 8월분 경제지표 검토 후 판단할 문제이며 국경절 연휴 기간의 금리인상설과 관련하여 이는 인민은행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시장·가격연구실의 王學慶 주임은 12월부터 물가가 하락하여 내년 초 소비자 물가지수는 1-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인플레 압력이 그리 크지 않아 현 시점에서의 금리인상이 거시경제 운용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0월에 들어서면서 금리인상 조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국가통계국이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대상의 60%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국가통계국 중국경제경기감독ㆍ예측센터의 3분기 경제학자 신뢰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50인은 당국의 거시경제 조절정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가지 건의사항을 제출하였다.
< 주요 중국경제학자의 거시경제 조절정책 관련 건의사항 >
▶ 거시경제조절의 정책수단을 행정적 수단에서 시장기능에 입각한 경제적 수단으로 전환 ▶ 통화시장 개방확대, 금융기관의 시장진입조건 완화, 인민폐 환율변동폭 적정 수준으로 확대, 금리자율화 및 환율 형성 시스템 개선 ▶ 국채 발행규모 축소 ▶ 재정정책과 통화정책간의 조화 및 거시부문간의 협력강화를 통해 거시 정책의 연동효과 도모 ▶ 소비대출시장 발전 지원, 자동차 소비세율 인하, 경제형 승용차 소비 ▶ 실질세율인하 및 재정지출 효율 제고 |
이러한 상황에서 금번 중국정부의 금리인상 조치는 크게 중국정부의 지속적인 물가상승의 억제와 긴축정책 추진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의 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으나 지난 2003년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 금년 6월부터 5%대의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며 물가상승의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물가상승은 특히 석유가격과 농수산물 가격인상이 주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실시해오고 있는 거시경제 조절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금리인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일부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아직 충분히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할 수 있다. 대출제한, 신규 프로젝트 심사 강화 등 각종 정책의 실시에 따라 상반기 대비 고정자산투자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긴축정책 실시에 따라 중국경제는 연착륙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나 과잉투자가 지속될 경우 경착륙의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 추가적인 후속조치를 통하여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다.
<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추이 >
기간 |
2001 |
2002 |
2003 |
2004 |
|||||
1/4분기 |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
증가율(%) |
13.5 |
16.4 |
26.7 |
43.0 |
34.7 |
18.3 |
22.7 |
31.4 |
26.3 |
▶ 금리인상 조치의 효과와 영향
중국정부의 금리인상 조치에 따른 영향은 금리인상 폭이 사실상 그다지 크지 않아 예상보다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정부의 경제운용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8%대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전반적인 시장변화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인상 조치의 효과는 크게 정부정책의 신호효과와 시장의 심리효과로 축약될 수 있다. 즉 중국정부는 기본적인 안정적 경제성장의 원칙에 따라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강력한 긴축정책 의지의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시장은 실제적인 충격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 따른 소폭의 수요위축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긴축과 수요감소가 예상되지만 이는 정책에 따른 일시적 심리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국면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과학원은 최근 발표한 ‘중국 경제형세 추계보고’에서 금년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높은 9.4%에 이를 것이며, 내년에는 거시경제조절정책의 영향으로 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건축업 등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기타 일반 소비업종의 경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물가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등 일부 경제지표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거시경제지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시장도 지속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금리인상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의 감소와 경기안정으로 시장환경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경제의 연착륙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가격의 안정화 효과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 실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거시경제지표에 정책의 효과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추가금리인상 조치의 가능성으로 경기연착륙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 금리인상 조치의 의미
중국정부는 이번 금리인상 조치를 통하여 시장조절 기능을 보다 강화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예대금 기준금리 인상조치와 함께 △금융기관의 예대금 기준금리 인상 △인민폐 대출금리 변동폭 확대 △예금금리의 하향변동 등을 허용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보다 강화하였고 보다 융통성있게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지난 9월 14일 인민은행 李若谷 부행장은 ‘2004년 중국 기업 고위급 회의’에서 금리의 시장화개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금리 및 환율이 시장 수급관계를 실제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추가 금리인상 조치 외에 미국과의 통상마찰과 환율절상 문제도 거시경제 운용에 있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향후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많은 경제학자들이 인민폐 환율 변동 폭의 적정 수준 확대를 통한 인민폐 절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시스템 변화를 통한 점진적인 인민폐 절상이 조기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향후 중국정부는 금융기관과 시스템 강화를 통하여 점진적인 금융시장의 개방과 시스템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대중 수출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
이번 중국정부의 금리인상 조치가 우리의 대중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 내수경기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간 긴축정책 실시로 이번 정책의 실제 체감온도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치는 전반적인 시장상황과 경기성장을 고려하여 내려진 것이며 급격한 시장냉각이 아닌 안정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내수시장 긴축의 폭은 미미할 것이다.
. 우리의 대중 수출제품 대부분이 원부자재로 현지산 대비 비교적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장변화에 직접적인 영향권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의 수출 중 약 50%가 가공무역 형태로 현재 중국의 대외수출이 35%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번 조치로 인한 우리의 대중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만 중국 내 부동산, 철강, 시멘트 등 일부 과열업종을 중심으로 제품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관련 업종의 수출증가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지 투자기업은 금리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조달 코스트의 인상요인이 예상되지만 대기업의 경우 비교적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용도가 높아 대출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중수출의 주력군인 중소기업은 현지 은행대출의 수혜를 받지 않고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경영 애로사항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간접적으로 시장위축에 따른 수요감소와 거래선의 자금결재 애로가 예상되나 금리인상의 폭이 크지 않아 그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기업의 대응전략
이번 중국의 금리인상 조치에 따른 우리기업의 대중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의 글로벌 경제로의 편입이 가속화에 따라 불확실성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경제는 WTO 가입 이후 시스템 변화의 전환기를 겪고 있으며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이라는 호재와 함께 환경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리기업의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은 단기적이고 시장변화에 수동적인 측면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전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과 금리인상 등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응하여 거래선의 신용과 경영상태에 대한 움직임에 대하여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지 투자기업은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코스트 증가에 대응하여 외상거래의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거래를 강화하여 현금 유동성을 늘여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증가 요인을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중국정부의 정책추이를 면밀히 검토하여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자금운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중국의 인민폐 절상 움직임과 관련 현지 금융관계자들은 자산은 인민폐로 부채는 달러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료원 : 베이징무역관(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