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가입 1년이 지나면서 중국은 내수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다국적기업의 최대 격전지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기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 대부분이 상당한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527억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자기업들은 초기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한 가공수출 목적의 투자에서 이제 거대한 내수시장 공략을 목표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중국의 핸드폰 판매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PC와 필림 판매량 역시 일본을 이미 넘어섰다. 자동차 소비 역시 생산대국 독일에 버금갈 정도이다. 이와 함께 DVD 플레이어, 전력설비는 물론, 샴푸에서 햄버거에 이르기까지 중국시장은 경이적인 판매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시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이익을 남겨주는 황금시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멘스와 모토롤라의 경우 핸드폰 및 통신설비 판매에 있어 중국은 이미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판매 수입만도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도시바는 중국내 34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중 2/3를 중국시장에 내다판다. 도시바의 중국본부 총재는 2001년도 판매수입이 2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내 4개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는 GM 자동차는 2002년 11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의 이윤율이 미국에서 동급 차종을 생산할 때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내 700여개의 체인망을 가지고 있는 맥도널드와 KFC의 매장수는 매년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한잔에 2.5달러 하는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닥은 중국 필름시장의 63%를 장악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해외에서 발생한 손실을 중국시장에서 보전하고 있다. 루슨트와 캐나다 노던 텔레콤은 해외에서 거액의 손실을 보았으나 중국에서 수십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만회하고 있다. 지멘스는 다른 나라에서는 손실을 보고 있으나 중국내 판매수입은 40억달러에 육박해 손실분을 상쇄중이다.
중국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외자기업의 2000년중 이익규모는 1996년도 60억달러와 비교해 200억달러 이상 늘어난 270억달러에 달해 중국투자의 과실을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가전제품 시장에서 지속적인 이익을 발생하고 있는 외자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라 할지라도 저렴한 가격과 문어발같은 유통망, A/S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국 메이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바의 대련 합작기업은 예외적인 성공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핵심 제품은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프로젝션 TV로 도시바 책임자는 “중국내 70개 컬러 TV 메이커중에서 2001년도에 유일하게 흑자를 본 기업이 바로 도시바”라고 말하고, “노트북과 냉장고, 산업자동화 설비 등도 흑자를 보고 있지만 이윤율은 아주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법률체제가 완전하지 못하고 중국기업에게 편파적인 면이 있지만 현재 도시바는 당초 기대하지 못했던 희망을 중국시장에서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기존에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수출을 목표로 진출했지만 이제는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모토롤라 역시 TCL, 波導 등 중국업체의 경쟁력이 높아가고 있지만, 핸드폰 시장 점유율이 1/3에 달할 정도로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모토롤라의 성공 요인은 인내심의 결과라고 지적된다. 모토롤라는 중국시장에 무려 35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천진에는 반도체 공장도 설립했다. 현재 중국은 모토롤라가 전세계에서 거둬들이는 판매수입의 15%를 안겨다 주는 효자시장이다.
P&G는 중국에서 또다른 성공신화를 낳았다. 80년대 후반 중국에 진출한 P&G는 당시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비누로 머리를 감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海飛絲 브랜드 계열의 샴푸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공략에 나섰다. 결국 중국 샴푸시장을 석권하고 샴푸 외에 세제제품으로 까지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세계 500대 기업중 중국에 투자 진출한 기업은 400여개사에 이르며, 2002년 11월 현재 누계기준 외국인 투자기업은 42만753개사, 계약기준 투자금액은 8,222억3,800만달러, 실제 투자유치액은 4,432억3,5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대한민국주청도 무역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