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긴축정책을 완화할 것인가?

□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물가 상승률이 현저히 하락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에 대한 분석은 분분한 상황

- 2011년 11월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함

- 10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5%를 기록(9월,6.1%), 8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임

- CPI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보다 더 긍정적으로 나타나, 10월은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치 5.8%를 크게 하회함. 전월 대비로는 0.7% 하락해 2011년 들어 첫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해 향후 중국의 물가가 더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분석됨

- 일부에서는 2011년 10월 금리 인상 이후, 중국이 추진한 일관된 긴축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나, 이는 통계상 착시현상일 뿐 물가상승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란 분석도 있음

(착시현상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2010년 10월부터의 물가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올해 10월의 물가상승폭이 통계상 작아 보인 있다는 것)

□ 10월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간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인한 금융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상태임

- 중국의 물가상승은 2010년 10월부터 시작되었고, 2010년 9월 3.6%이던 CPI가 10월 4.4%로 급등했고, 2011년에는 5~6%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임

- 그간 지속된 긴축정책의 여파로 중국의 금융환경이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심지어는 화폐정책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임

- 2011년 9월 M2(광의의 통화)는 전년 동기 대비 13%가 증가했고, M1(협의의 통화)는 전년 동기 8.9% 증가함

-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의 금융환경이 경색 국면에 있으며, 지난 9월 신규대출이 4,700억RMB로 21개월만 최저 수준을 기록함(전년 동기 대비 1,311억RMB감소, 2011년 1~9월까지 중국의 RMB 신규대출은 5조6,800억RMB로 전년 대비 5,977억RMB 감소)

□ 지금까지 추진된 긴축정책은 정권 교체시기를 앞두고 사회적 불만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됨

- 2011년 10월 중국의 물가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여전히 식품이며, 식품 가격은 전년대비 11.9% 올라 전체 소비자 물가를 3.62%P 견인함

- 특히 이 중 돼지고기 값은 38.9%, 계란은 12.6%, 수산물은 12.4% 각각 상승했으며, 다만 식품가격은 9월 대비 0.2% 하락에 그침

- 2011년 9월의 전월 대비 식품가격 상승률이 무려 1.1%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의미 있는 하락세는 아니라고 평가됨(10월 비식품 분야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

- 지금까지 중국 당국에 의해 추진되어 온 조정정책의 목표는 부동산업계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정권 교체기에 물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사회적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추진된 조치로 분석됨

□ 중국의 거시경제에 대한 조정정책은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평가되나 경제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 상황

- 객관적인 측면에서 볼 때, 거시경제 조정정책은 물가 앙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평가됨

- 지금까지 GDP의 성장률에 미치지 멋한 국민들의 실제소득 증가율, 도시민의 소득 수준에 비례하지 않은 농어촌 소득, 불합리한 자원세 등이 ‘해결되지 못한 사회적 모순’으로 평가되고 있음

- 최근 들어, 국내의 각종 경제 데이터가 당국의 기대 수준에 접근하면서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재점화되고 있음

- 2008년 글로벌 금유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된 4조RMB가 경기회복에 기여를 하긴 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상황임

□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선제적 조정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긴축정책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음

- 중국 경제가 경착륙(Hard-landing)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무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현재의 거시정책에 대한 선제적 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음

- 2010년 10월 텐진(天津) 빈하이(濱海) 신구를 둘러본 원자바오 총리는 톈진, 네이멍구(內蒙古), 장쑤(江蘇), 산둥(山東) 등 4개 지역 경제상황을 주제로 한 좌담회에서 거시정책 전환 필요성을 시사함

-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정부가 새로운 조정정책을 마련한 상태이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정도로 미리 조금씩 조정을 해, 현금 대출 총량의 합리적 증가를 유지할 것이라 밝힌 바 있음

-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중국이 2010년 12월 거시경제 기조를 적절하게 느슨한(適當放慢)에서 신중한(愼重)으로 바꾸며 긴축정책을 지속해온 이후 처음 언급된 정책 전환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음

□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그간 중국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정책기조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음

- 중국은 2010년 이후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급준비율은 12차례 올리는 등 긴축정책을 지속해 왔음

- 2011년 9월 30일 중국 인민은행이 개최한 금융정책위원회 후 발표한 성명에서 “신중한 통화정책과 물가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긴축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임

- 일각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이 긴축기조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나 조만간 완화기조로 전환해 금리나 지급준비율을 하향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함

(원자바오 총리는 물가안정이 여전히 거시정책의 최우선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물가를 계속 잘 통제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억제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함)

-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정책의 유연성, 적실성, 강도조정 등을 말했을 뿐 정책기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리 조금씩 조정해야 한다”는 원자바오의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해석하기도 함

□ 중국의 긴축정책 기조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은 각종 경제 데이터와 사회적 요인에 따른 결과라 평가하는 시각도 있음

- 시장에서는 ‘정책의 미세 조정’이 여러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정책 기조 완화’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임

-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 유럽 채무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대 및 수출 증가율 감소로 인해 중국이 기존 긴축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위험이 커졌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 평가함

- 연말에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이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는 있으나,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을 정책기조의 변화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음

- 물가 상승 압력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변화와 양적완화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원자바오 총리의 ‘미리 조금씩 조정’은 최근 고리대 민간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부동산 가격 앙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음

□ 긴축정책의 완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정책 당국의 경계감은 여전하며, 실물경제를 판단할 수 있는 각종 지표도 낙관적이지 못한 상태

-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양적 완화정책을 추진할 것으로는 기대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심이 아직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지난 3년간 중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

- 급증하는 은행의 부동산 대출이 중국 경제성장의 두 자릿수 대 성장을 구가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는 했지만 부실대출의 규모도 간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음

-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가 아직 낙관할 만 수준에 있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거시경제에 있어 새로운 돌발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함

- 유럽 채무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으며, 10월 경기선행지수 중 하나인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대폭 하락해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임

-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 이하 금감회)은 3/4분기 사회 대출 총량(43%하락)과 각종 대출 경로가 경색 국면에서 있어 실물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평가함

□ 정책 당국(은감회)은 현재 경제난에 따른 자금ㆍ대출 등의 문제에 직면한 중소기업과 지방정부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방안을 추진 중에 있음

- 현재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한 상황이며, 신용대출 경색에 따른 정부의 지원방안이 절실한 상황

- 정책 당국(은감회)은 신규 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어 부실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음

- 고속철도 건설에 투입된 자금이 경제위기와 경영난 등으로 자금회수가 어려워지자, 정책 당국은 이자 소득세를 감면해주거나 국채로 변제하고 있는 상황임

- 일정한 조건을 구비한 지방 정부에 대해 자금 대출을 시행하거나 혹은 자금 상환을 연장해주는 방안이 시행 중임

- 은감회는 “상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지원 방안에 관한 통지(關予支持商業銀行進一步改進小型微型企業金融服務的補充通知)”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책을 마련한 상황

□ 긴축정책의 완화는 ‘관련 분야에 따라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거나 억제하는(有保有壓)’하는 방침으로 미세 조정될 전망임

- ‘유관 분야에 대해 기존 정책의 유지 방침(有保)’은 경제성장이 큰 폭의 기복을 보이지 않을 분야에 대해 추진될 것이며, 이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경영에 대한 지원책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됨

- ‘유관 분야 대한 억제 방침(有壓)’은 물가 및 부동산시장에 대한 통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됨

- 재정정책에 대한 미세 조정 혹은 정책 초점은 4/4분기에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됨

- 재정정책의 변화는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세재개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현 재정수입이 전년 예산의 91%인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통한 통제 여력이 있기는 하지만, 물가와 부동산 가격 압력이 지속된다면 화폐정책의 대폭적 완화는 기대하기 힘들 전망임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전가림 교수)

(자료: 新京報, 香港經濟日報, 大公報, 文匯報, 國家統計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