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캐나다행을 택했다가 좌절하고, 3차례의 해고 끝에 캐나다 “대부”로 우뚝 선 이영현 회장의 38년 한-캐 무역인생을 들여다 보았다.

 

이영현 회장을 만나게 된 것은 21세기 한민족 경제사관생도 육성을 목표로 실시된 “2009 World-OKTA 차세대무역스쿨”이다. 이영현 회장은 현재 캐나다에서 “영리무역”의 CEO이며, 월드옥타의 중경회장이기도 하다.

(사진설명 : 이영현 회장과 3기 차세대무역스쿨 수강생들의 기념촬영)

 

1966년 23살의 이영현은 세계최고의 아이스 하키 선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캐나다 남부 토론토에 홀로 선다. 당시 한국의 외환관리법 상 2백 달러 이상을 소지할 수 없었기에 그의 재산은 200불이 전부였다.  

 

영어를 몰랐던 젊은 이영현은 손짓 발짓 하며 월세 12달러짜리의 싸구려 단칸방을 구한다. 하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거리를 찾아야 했고 그는 일거리를 찾아 다니기 시작한다. 식당의 버스보이(busboy)로 음식 나르는 일이 맡겨진 젊은 이영현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식당 2층에 진열된 꽃들 위로 먼지가 뽀얗게 쌓인 것을 보고, 새벽까지 물을 뿌려 꽃을 닦고 깨끗하게 청소를 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출근 후, 젊은 이영현에게 되돌아 온 것은 화가 난 사장의 얼굴과 해고였다. 헝겊으로 만든 조화를 생화로 착각하고 물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 직장인 비행기 공장에서도 역시 문화의 차이로 회사에서 해고되었다. 이렇게 젊은 이영현은 3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는 시련을 겪는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설움 속에서도 공부는 게을리 하지 않았다. 꿈을 위해 6개월간 영어에 파묻혀 노력한 끝에 토플점수 580점을 얻어 RYERSON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렵게 대학에 입학한 그는 최고의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첫 경기에 시작 10분여 만에 65kg의 동양인 이영현은 90kg의 거구와 부딪혀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그의 선수로서의 하키 인생은 여기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그는 교육자로서의 꿈을 이루게 된다. 하키 선수들을 가르치게 되고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거둔 것이다. 주 한국 캐나다 대사관의 대사도 3일간의 경기를 관람하고 격려와 축하를 보내오게 된 것이다.

 

RYERSON대학에 입학 후 그는 택시운전으로 학비를 조달하고 피나는 노력과 끈기로 B플러스라는 높은 점수로 졸업과 동시에 취직까지 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 젊은 이영현은 당시 연봉 한화1억 8천만 원에 방과 비서까지 딸린 일류 기업에 취업하지만 사업가로서의 꿈을 꾸게 된다.

 

서울에 사는 동생이 보내온 “유행 타지 않고 썩지 않는 조각품”을 싸들고 부자 동네를 돌면 하나에 1달러씩 팔기 시작했다. 어느날 그에게 열심히 한 보람이 나타난다. 그 날도 이 집 저 집 방문판매에 열심이하던 그는 대형유통점인 이튼 백화점 회장 집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튼의 회장은 배짱 좋은 젊은 동양인을 보며 웃음을 짓고, 다음 날 3,000개의  주문을 받게 된 것이다.

 

1973년 처음 무역을 할 당시, 그는 돈이 될만한 것은 전부 수입해 캐나다에 팔았다. 요강을 광이 나도록 잘 닦아 밑에 솜을 깔고 고급 상자로 이쁘게 포장해 ‘캔디 박스’로 팔기도 했고, 빨래판을 한국의 ‘수공예품’으로 둔갑시켜 팔면서 그의 탁월한 상술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한때 삼성 전자의 250mm 디지털 카메라를 수입하여 취급할 때에는 3일 동안의 시장조사를 통해 일본 상품의 약점이 서비스에 있다는 것을 알고, 고객이 고장 난 카메라를 직접 들고 회사를 찾아올 경우 30분내 고쳐주지 못하면 새것으로 바꾸어 주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캐논을 꺽고 캐나다 시장을 점령하기도 했다.

 

오로지 한국상품만을 캐나다에 수입하는 “영리무역”은 지금까지　연간 매출액 5,000만불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캐나다에 7개의 빌딩을 가진 부호가 되어  ‘캐나다 한국 이민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2002년 10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 회장에 취임한 이영현 회장은 한국 지식경제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후원으로 재외동포 1.5~2세 차세대를 위한 동포들에게 무역실무 강의를 통한 정보교환과 상호 네트워킹을 형성함으로써 각국 주류시장을 개척할 잠재적 통상전문가를 발굴, 육성하는 목적으로 ‘차세대 무역스쿨’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차세대 무역스쿨을 거쳐 간 동포 1.5세 ~ 4세 수강생들은 5,000여 명에 달하며 향후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10만 양병설” 목표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

현재 세계 60개 국의 108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6,000개의 회원사를 확보한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는 세계 곳곳에 흩허져 있는 750만명의 재외동포 글로벌 한민족 무역네트워크 육성을 위해 오늘도 “세일, 세일, 세일, 옥타!”를 외치면서 명실 공히 국제적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무역 단체’로 이영현의 회장의 또 다른 꿈을 이루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World-OKTA를 통해 만들어질 이영현 회장의 또 다른 신화를 기대해 본다.

 

글 : 하오산동 이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