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족’, 이 호칭에 대한 의견은 참 분분하다. 여기에선 ‘조선족 동포’라는 단어로 통일하겠다>
 
중국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청도이다. 또한 연변 조선족 자치구를 제외하고 조선족 동포가 가장 많은 곳도 청도이다. 한국인이나 조선족 동포나 청도가 제 2의 고향인 셈이니 100여 년 만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셈은 아닐까?

80년대 후반부터 한국투자기업의 진출로 조선족 동포의 청도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이곳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후 조선족기업들의 성과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다. 97년 12월을 시작으로 조선족 기업협회는 14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설립 당시 39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300여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7대 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17일 8대 회장으로 재 선출된 김창호 회장을 만났다. 윤용수 사무국장을 통해 연말 잦은 행사로 바쁜 일정 가운데에도 어렵사리 약속을 잡고 보니 공장의 위치가 교남이다. 멀다…. 0.5초간 망설였다. 어디 청양쯤에서 뵈면 안될까? 윤국장이 내 표정을 읽었는지 해상대교 뚫려 가까우니 같이 가잖다. 부탁할 땐 언제고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다. 

김창호 회장과의 어색한 첫만남

3층 회의실로 들어가는 길, 복도에서 만난 모습은 유니폼의 표정없는 조용한 말투다. “ 안녕하세요,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용한 취재가 될 것 같다.

청도, 그리고 일본과의 인연

김창호 회장은 중국 흑룡강성 가목사시의 1만 여 명이 모여 사는 탕원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94년 7월, 가목사공학원의 졸업식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42시간을 달려 황도 개발구의 한 일본 회사로 향했다.

현장부터 관리까지, 첫 직장에서 8년 동안 일본어, 일본 기술, 관리방식, 특히 일본 기업 특유에 품질에 엄격한 기준을 배웠다.

2001년, 8년 간의 청도 생활을 뒤로 하고 일본 현지로 향했다. 일본 현지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3년간 일본에서 취업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2004년에 청도로 다시 돌아왔다. 2004년, 청도로 돌아온 그의 첫 걸음을 도와준 것은 첫 직장의 일본인 사장이었다. “자네가 배운 제조를 한번 해보게”

떠났던 직원의 미래를 믿음으로 지원해준 것을 보니 8년 간의 그의 직장 생활이 말하지 않아도 어땠을지 눈에 선하다. 성공의 뒤에 항상 뭔가 있는 법이다.

청도 창미달(CMD) 전기기계유한공사의 설립

창미달은 현재 자본금 500만 달러, 직원수 500여 명으로 주로 금형 제작, 플라스틱 사출을 주로 하며 일본 게임기를 만들어 전량 일본으로 수출한다. 최근 3년간 평균 1700만 불 수출해 교남시 정부에서 매년 평가하는 세금 순위 25위이다.

“2004년부터 7년 동안의 시간은 어쩌면 기회를 잘 잡아 빠르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참 진부한 대답이다. 하지만 성공은 항상 진부하다. 운도 없고 한방도 없다. 어느 날 눈 뜨니 유명해졌다는 말. 이건 기적이다. 항상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정도(正道)의 길

“그냥 성실하게 열심히 했습니다”
“가능한 중국의 노동법이나 세무 등 법률은 꼭 지킵니다”

일본 기업과의 계약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고 한다. ‘뇌물이나 향응을 제공할 경우 모든 계약을 파기한다’

투명한 거래, 정도의 길.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는 굳은 의지. 일희일비하지 않는 인내.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표정이 그 모든 것을 말해 줬음을 취재가 끝나갈 무렵에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