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은 한국 기업 투자 제1 지역”한국 10여 차례 찾은 지한파…“어떤 제조업이든 환영합니다”

“ 칭다오시 청양구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지역입니다 . 결과가 말해주는 거죠 . ” 리쉐하이 ( 李 學海 ) 중국 칭다오시 청양구 당서기는 청양구의 투자 여건에 대해 묻자 “ 한국 기업들이 가장 투자를 많이 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곳이 투자의 적지임을 뒷받침한다 ” 고 강조했다 .



청양구의 투자환경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 다른 지역에 비해 어떤 이점이 있나요 ?

“ 지리적 이점을 첫손 꼽을 수 있습니다 . 청양구는 항구 도시인 칭다오의 핵심 지역으로 , 칭다오 공항이 바로 청양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한마디로 교통의 요충이죠 . 또 국가급인 칭다오 수출가공구가 있어 제조업을 하기에 유리한 곳입니다 . 산둥성에서 최초로 외자기업이 들어온 지역이기도 하죠 . 장장 ( 長江 ) 이북에서 외자유치가 가장 활발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칭다오수출가공구에 입주하면 어떤 혜택이 있습니까 ?

“ 연간 1 억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임해 공단입니다 . 보세 지역으로 가공구 안에서 통관이 이뤄지고 바로 컨테이너에 실을 수 있죠 . 중국 속 외국 같은 곳입니다 . 세제혜택도 있습니다 . 가공구 밖에서는 24% 의 법인세를 물지만 안에서는 15% 만 물죠 . 또 설비를 면세로 들여올 수 있고 전기료 · 수도료 등 각종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전국적으로 59 개의 수출가공구가 있고 , 산둥성엔 옌타이 · 웨이하이 · 지난 · 웨이팡에 각각 한 곳 , 칭다오에 두 곳 등 여섯 개가 있습니다 . 그중에서 칭다오수출가공구가 산둥 지방에서 외자를 가장 많이 유치했습니다 . ”

한국 기업은 얼마나 진출했습니까 ?

“ 등록 기준으로 2588 개이고 , 약 1700 개가 현재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 중국 전역에서 현급 시단위로는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죠 . 거주하는 한국인은 4 만 명에 이릅니다! . 가히 중국 속의 작은 한국이라고 할 수 있죠 . ”



칭다오시 청양구 인민정부는 지난해 9 월 6 일 국내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 이 자리엔 중국 진출을 모색 중인 500 여 국내 기업이 참석했다 . 리 서기는 이때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 그는 “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여도를 따진다면 한국 대통령에게서 상을 받을 만하다 ” 고 조크를 했다 .



청양구에 한국 기업이 이렇게 많은데 한국 기업에 대한 우대는 없습니까 ?

“ 외국 기업에 대한 우대 조치는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 그러나 프로젝트 단위로 투자의 규모 , 제품 , 해당 기업의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별도의 혜택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 프로젝트의 세부적인 문제 , 해당 회사의 애로 등을 감안한 우대 조치가 있을 수 있어요 . ”



칭다오시 청양구는 1994 년 생겼다 . 당시 구청 부지는 채소밭이었다고 한다 . 리 서기는 청양구 인민정부의 구청장을 거쳐 5 년째 당서기를 맡고 있다 .



리 서기는 친한파다 . 한국인을 만날 때면 한글 명함을 내민다 . 그의 명함 뒷면엔 칭다오와 청양구의 사진이 인쇄돼 있고 , 한자와 영문으로 이렇게 적혀 있다 . ‘ 기억해 주시기를 , 우리 구의 민원 전화는 … .



CEO 서기다운 면모랄까 ?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그는 몇 차례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 .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대화에 귀 기울이면서 조용히 통화했다 . 휴대전화도 최신 모델이었다 . 쉰하나의 나이에 이어폰을 꽂고 통화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든 흔치 않다 .



한국엔 십여 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묻자 “ 한국 사람은 근면하고 본받을 점이 많다 ” 는 답이 돌아왔다 .



“ 한민족은 북쪽에서 남쪽에 이르기까지 재능이 뛰어납니다 . 반도 국가로서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실로 탄복할 만합니다 . 칭다오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의 기여도도 높습니다 . ”



그는 중국에서 일개 구 수준에서는 청양구 사람들이 한국에 가장 많이 다녀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과 시민을 포함해 줄잡아 2000 명이 한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

한국 기업 중 어떤 기업을 유치하고 싶습니까 ?

“ 청양구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제조업 기지로 육성 중입니다 . 환경 오염 문제 ! 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중국이 허용하는 어떤 제조업이든 환영합니다 . 특히 정보기술 (IT) 기업이라면 대환영이죠 . ”



친한파로서의 리 서기의 면모를 보여 주는 일화 . 칭다오의 한국계 독자 기업인 청도세정아리안은 청양구에 대형 쇼핑몰을 짓고 있다 . 그런데 건설업 면허도 , 실적도 없는 현지 업체가 터무니없는 금액에 하청을 맡겠다고 나섰다 . 이를 거절하자 해당 업체 사람들이 공사 현장을 무단 점거하고 공사를 방해했다 .



이들 틈에 조직폭력배들도 끼어 있었다 . 청도세정아리안 측이 관계 기관에 진정을 했지만 이들의 공사 방해는 여전했다 . 청도세정아리안의 건설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박성재 사장은 리 서기에게 이런 사정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썼다 . 그러자 만 하루가 채 안 돼 공사 현장에 관할 파출소의 분소가 생겼다 . 동시에 공안 ( 경찰 ) 요원 3 명이 파견돼 현재까지 매일 3 교대로 이 분소에 상근하고 있다 .



한국 기업들이 IMF 체제로 곤란을 겪었을 때 리 서기는 청양구의 구청장으로 있었다 . 한국을 방문해 청양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본사를 둘러본 그는 현지법인의 임대료를 감면해줬다 . 인터뷰에 배석했던 중국국제 ! 무역촉진위 청양구지회 관계자는 “ 그때 본사는 부도가 났지만 그 후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지금 잘나가는 현지법인도 있다 ” 고 귀띔했다 .



외자유치를 하려면 도시 전체가 외국인으로서 살아가기에 좋아야 합니다 . 단적으로 교육 · 의료 인프라가 잘 돼 있어야죠 .

“ 교육 면에서 청양구는 산둥성에서 앞선 지역입니다 . 의료 쪽으로는 지금 인민병원 2 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 한국에 갔을 때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둘러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 인민병원 2 기에 한국인 전문진료 파트 설치를 검토 중이죠 . 1 년 뒤면 의료 면에서도 칭다오시에서 앞서 있을 겁니다 . ”



치안 상태는 어떤가요 ?

“ 청양구는 산둥성에서 ‘ 평안 ( 平安 ) 지역 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곳곳에 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 점차 그 수를 늘려갈 겁니다 . 관공서의 담도 허물고 있는데 이런 것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죠 . ”



리 서기는 3 월 말에서 4 월 초 사이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 인터뷰를 마치면서 덧붙일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 청양구 ( 城陽 ) 는 한국 투자 기업 제 1 지역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 고 말했다 .

청도시 청양구정부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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