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요즘만 같아선 현실감이 없어 보이다. 특히 중국에선 말이다. 1년이 멀다 하고 확~확 바뀌어 가는 모습에 중국의 변화 저 력을 피부로 느낀다. 하물며 중국에, 그것도 소도시라 할 수 있는 연대에 10년 동안 한국인으로 주재했다고 하면 감히 연대 현대도시변화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송원복장유한공사의 이병철 사장이 처음 중국에 온 때는 91년 7월 무렵. 수교전 이라서 일반인의 왕래가 그리 쉽지 않은 때였다. 중국은 적성국가로 분류되어 있었으므로 안기부에서 3일간의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야만 어렵사리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인천-위해간의 5000톤급의 골든브릿지호에 몸을 실 을 수 있었지만 작은 배라서 풍랑을 만나면 공해상에서 하루를 대기하기도 하였다. 위해도 당시에는 깡촌이나 다름없는 어촌이었다고 한다. 현재의 연대-위해 간 고속도로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첨단시설!! 이병철 사장이 말하는 당시 연대 시내의 모습은 한마디로“컴컴”그 자체였다고 한다. 저녁 만 되면 대부분 상가가 일찍 철시를 하고, 거리에도 사람들이 별로없는 탓에 황량한 느낌이었다. 당시 화련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살 때 잊을 수 없었던 일은 많이 사면 종업원이 짜증을 내고, 물건을 흥정하다가도 점심시간이 되면 팔던 것을 중지하고 점심먹으로 가곤 하였단다. 거스름돈을 던져 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중국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 종업원 입장에선 정해진 월급을 받으면 될 뿐. 많이 파는 것과 써비스 정신을 갖는 것이 기본적으로 무의했던 공산주의 사회의 분배시스템 때문이다. 필린핀과의 대규모 무역사업을 정리하고, 대부분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들어온 이병철 사장은 초기 개척자들이 누구나 겪는 것 처럼 니트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직원들을 모집해서 바늘에 실꿰는 방법, 미싱 밟는 것부터 교육시켜 나갔다고 한다. 당시를 회고하며 잊을 수 없는 몇가지 일 중에 하나는 연대시 관리들의 우호적인 태도와 관심이었는데, 현재 부시장으로 있는 왕덕화부시장 등이 당시만 해도 협소했던 장소에 직접 찾아와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접수했던 일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관리들의 우호적인 태도와 세심한 배려가 오늘날 많은 외국기업 들의 투자로 이어져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현재 한국상공회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병철 사장은 사실 연대한국상회의 기초를 닦은 8명의 발기인 중의 한명이고, 현재까지 지역사회의 어른으로서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연대 한인사회의 발전과 섬기는 교회의 일들로 늘 분주하다. 현재 딸과 사위와 손자 들 까지 3대가 연대에 같이 거주하며 중국과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연대 한인사회는 든든하다. 좋은 차를 한잔 마신 듯 푸근한 온기를 품은 채 인터뷰를 마치고 사장실을 나섰다.

하오산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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