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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칼럼]정도경영이 성공의 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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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다오하면 중국의 한국이라 할 정도의 느낌을 갖는 분이 대부분일 것이다. 투자기업수 5,000-7,000 한국인 5-7만명으로 추정되는 지역이기에 그러하다. 칭다오의 청양구 한 지역만 해도 2,000여 한국기업이 운집해 있으며, 액세서리 업체만 700여개를 헤아릴 정도로 우리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칭다오를 그 옛날의 ‘신라방’을 재현한 곳이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다. 웬만한 시내지역에는 한글간판이 병기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슈퍼마켓이나 거리를 지나면서도 쉽게 한국말이 들려오는 지역이고, 한국음식점만 수백개로 좋아하는 음식을 메뉴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지역이어서 그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노동인건비의 급상승 추세와 칭다오시의 첨단산업으로 발전하려는 산업구조 개선 계획 등과 맞물려 우리기업들의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현지에서 예전처럼 환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 한 달 쯤 되었을 때다. 이곳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아는 분이 다급한 전화를 하여왔다. 임대료 건으로 해서 그 기업과 현지 촌정부와 촌민들과 분쟁이 생겼고 이로 인해 공장가동이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서둘러 그곳에 가보니 수위실은 촌에서 보낸 사람들이 지키고 있으며, 공장문을 쇠줄로 걸어 잠근 상태였다.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촌(村)지역이고 집체토지 위에 세워진 공장이어서 애시 당초 문제 발생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지역이긴 했다. 촌의 당서기나 촌장은 기업을 유치할 때와는 달리 우리기업을 만나지 않고 계속 뒤로 빠지는 것이었다. 그곳의 변호사를 동원해 보았으나 변호사도 속수 무책있다.
문제는 시골지역은(최하위 사회구성단위 지역) 속말로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지역’이기 때문이다. 촌민들에게 임대료를 납부하겠다고 돈을 들고 갔는데, 정식 영수증을 끊어줄 수 없다고 하여(임대에 따른 세금납부를 피하려는 목적) 그냥 돌아왔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임대료를 그냥 내라는 그들의 요구와 영수증을 주지 않으면 임대료를 못 내겠다고 버티는 우리기업간에 대치상황이 지속되며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임대료를 내지 않고 야반 도주하는 한국기업들도 있어 촌민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대료를 정상으로 지불한다는데도 정식 영수증은 줄 수 없다는 그들의 말과 공장문을 막는 실력행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행히도 다른 지역 개발구내에 제2공장을 가지고 있던 그분은 본인이 손해를 감수하고 임대료를 준 후에(정식 영수증을 받지 않고) 그곳의 공장물건을 이전해 갔다. 중국에 오래있어 그동안 심심치 않게 수업료를 물었는데 이번에도 또 물었다는 그분의 허탈한 모습을 보며 ‘법이 있어도 법집행이 제대로 되지않는’ 그 회색의 경계지대, 풀기 어려운 매듭을 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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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엇일까? 아마 대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가공형 형태의 우리기업은 대부분 싼 노동력에 의지하여 생산을 하다 보니 정식 국가급 개발구나 성급 개발구는 언감생심이고 사실상 임대가 되지않는 촌(村)지역의 집체토지 위의 공장을 임대하거나(공장을 짓거나) 하여 생산을 하게 되었다. kotra나 유관 기관 단체들이 집체토지는 절대 임대하거나 그곳에 공장을 지면 안된다거나, 향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려도, 당장이 급한 우리 기업들에게는 허공의 메아리였던 것이다.
아무 것도 없던 촌지역에 한 기업이 들어가서 생산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 그것을 보고 많은 우리기업들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들어가게 되고, 점점 기업수가 불어나면서 그곳 경제가 발전하게 되며, 그 지역이 괜찮아지면서 현지 정부는 자연스럽게 그 지역 환경개선, 산업재편을 추진하게 되고, 그 와중에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관련 법이 완비되어있지 않음) 밀려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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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달리 국가급이나 성급 최소한 시급 개발구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일단 위와 같은 류의 문제 발생소지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된다. 9월 한 달 동안 방문하였던 10여개 기업들이 (이중에는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진출한 기업들도 있다) 한 결 같이 하는 말은 기업경영을 가능한 투명하게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란 것이다. 낼 것은 내고 요구할 것은 요구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정부나 개발구의 터무니없는(?) 우대조항은 결국 장기적으론 기업에게 불리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이들의 지적이었다. 말은 쉽지만 실제는 행하기 어려운 정도 경영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왕도가 된다는 성공기업들의 말이, 작금에 집체토지와 관련 불거져 나오는 문제들을 보다보니 정말 옳은 말이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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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더라도 확실히 돌다리를 두드리는 프로바둑기사 ‘이창호’식 전법을 대중투자에서도 구사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조급함을 중국시장에서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보고 진출하여도 시간은 늦지 않으며, 지인들에 이끌려 그들이 투자한 지역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내 제품의 시장이 어디이며, 내 제품의 연관 산업집중 지역은 어디이며, 숙련노동 공급은 가능한지? 물류 문제는 내수,수출 모두 문제가 없는지?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지역인지?’ 만큼이라도 따져 보고 투자를 하였으면 한다. 또한 몇 년 내 이윤을 얼마 낼 수 있다는 계산보다도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며 현금(cash)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인지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기업은 현금의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후약방문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것이 그리 여의치 않은 곳이 중국이니, 사전에 충분히 예방약 조치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말로 끝을 맺고자한다.
작성 : 칭다오무역관장 곽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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