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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방문기]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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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753
회] |
 □ 지난 주일에는 산동성의 서쪽 끝자락인 랴오청(聊城)의 산하 현인 까오탕(高堂)현을 다녀왔다. 인구 47 만(970 평방 킬로미터)의 조그마한 현이다. 지난 여름 까오탕에 투자한 우리기업의 방문 초청을 받았으나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가, 인근 현의 공식 행사를 참가하는 김에 짬을 내어 방문하였다.
○ 고속도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K사장이 반갑게 맞아주었으며, 그의 뒤를 따라 까오탕 현을 구경하게 되었다. 널찍하게 뚫린 길들과 여기 저기 들어서기 시작하는 현대식 건물들이 활발한 몸짓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 마침 필자가 방문한 날은 까오탕에서 처음으로 대대적인 문화행사를 하는 날이어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었다. 따가운 햇살에도 불구 호수 한 가운데 이곳 출신 유명화가(李苦禪) 기념관을 낙성하고 기념공연을 하고 있었다. 족히 3만 여명은 되는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저녁에는 호숫가에서 불꽃놀이가 장관을 이루었다. 조그만 현이지만 현민들과 호흡하는 행사란 느낌을 갖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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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그곳을 구경하고 기업인의 안내로 공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 K사장이 합자한 기업은 까오탕의 합자 1 호 기업으로 현관에 태극기가 힘차게 날리고 있었으며, 직원들의 작업복 왼쪽에도 중국국기와 한국기가 나란히 새겨져 있었다. K사장의 나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K사장은 35% 정도의 지분을 현금으로 참여하였다고 한다. 내의를 만들어 중동으로 수출하는 회사로 개발구 안에 있는 동사는 새 사무실, 새 공장이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약 2,000평 가량인 주 생산라인에는 중동으로 보낼 내의들을 700명 가량의 직원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또 다른 2,000평 가량의 생산라인에는 독일과 대만 기계로 자동화된 침직원단을 생산하고 있었으며, 협력 회사의 날염라인이 같이 운영되고 있었다.
○ 마침 그날은 인근지역 열병합 발전소에서 제공하는 증기가 중단된 상황이어서 염색 등 일부 라인이 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공장마다 각자 설비를 통해 필요한 증기(스팀)을 사용하기에 편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중국에서는 지역별 열병합 발전소를 통해 공장들에게 보내주고 있어 발전소 상황에 따라 중단하는 등 불편한 면이 있지만 비용은 상당히 싼 편이라고 한다.
○ 티 없이 밝은 표정의 생산라인의 여직공들은 대부분 기혼의 현지 여공들로, 상당히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곳의 직원들은 중졸 학력이 대부분이며 20-24세 사이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K 사장이 소개하는 투자 동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은 8 년 가까이 생산오더를 그들에게 주어 중동으로 수출을 하였던 인연이 있어 그들을 잘 이해한다는 면이 제일 컸으며, 현지 관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한 면이 작용하였다고 한다.
○ K사장이 중국인 왕사장과 합자를 한지 8개월여. K사장은 합자기업이 그동안의 국영기업식 경영방식에서 벗어나도록 경영조언을 하고 있으며, 기업을 혁신하고 있다. 한 마디로 생산효율성 제고와 감성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공인들의 작업환경과 휴식 환경을 개선하였다. 지저분한 화장실을 없애고 공장건물과 일체가 된 현대식 깨끗한 화장실을 지어주었으며(필자가 일부러 들어가 보았다), 직원들이 마지못해 남기고 먹던 식사를 개선하여, 직원들이 자유로 골라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메뉴를 변화시켰다. 식당 안에서 두 업자가 별도의 배식대를 가지고 경쟁하도록 한 것이다. 직원들이 좋아하여 많이 먹는 식당이 당연히 돈을 많이 벌기에 상당히 열심히 식사를 준비한단다. 아무튼 직원들 입자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직원들의 다양한 휴식공간(DVD상영관, 체육시설 등)을 갖춘 5층의 기숙사(400명 입주)를 짓기 시작하였다. 또한 현지 경영진을 설득하여 아무리 바쁘더라도 휴일을 정기적으로 쉬게 하는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토록 하는 등 우선 직원들 복리부터 챙겼다. 또한 생산라인을 전문화하는 방식으로 물론 아직도 경영과 생산 방식에 대한 약간의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현지 최고 경영자인 왕 사장이 늘 배우려는 자세여서 빠른 시일 내 현대화된 경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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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합자 파트너인 왕 사장은 사람이 아주 성실해 보였으며, 대화를 해보니 배우려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는 느낌을 주었다. K사장이 오랜 기간 배워 온 경영과 생산 노우하우를 그에게 가르쳐 주고 있으니, 내가 보기엔 그들이 좀 더 많은 지분을 K사장에게 주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시간에는 왕사장과 식사를 하며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였다.
○ “왕 사장! 제가 이곳에 온 것은 두 분이 협력하여 둘 다 성공하는 것을 성원하려고 온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것(看不見的 )이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생산시설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K사장이 당신에게 수고를 아끼지 않고 전수해주는 경영과 생산의 노우하우입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고 같이 성공의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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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사장에게 궁금점을 물어보았다.
“이 먼 곳에 어떻게 투자하게 되었습니까? ”
○ “관장님, 한국 분들은 늘 칭다오를 기점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사실 이곳 지난(제남)공항에서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입니다. 한국에서 따지고 보면 칭다오 공항에 도착하여 칭다오 인근 지역을 가는 것이나, 지난을 통해 이곳을 오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 곳입니다. 물건도 컨테이너에 실어 황따오(칭다오의 한 지역) 항구로 보내는데 7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사실 아무 문제가 없는 곳입니다.”
○ 아하! 그런 함정에 나도 모르게 빠져 있었구나! 칭다오를 중심으로(기점으로) 세상을 보는 버릇이 나도 모르게 생긴 것이다. 그래 기업들에게 늘 경영혁신을 하려면 현상을 뒤집어 보라고 강의하곤 하는 나부터 습관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부끄러움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베이징과 푸지엔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칭다오와 인추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있어 교통이 나름대로 편리한 지역이며, 인건비가 싸고, 현지 관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고, 베이징, 톈진, 지난 등 대도시들이 2-300km내에 포진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는 주변을 둘러 볼 때 자기가 발 딛고 선 곳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습관에 젖어 있지 않은가? 다른 각도에서 보는 법을 배워야 하리라.
○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치게 된 뜻 깊은 방문이었다.
(자료원 : 칭다오무역관 곽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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