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억 인구와 두 자리 수를 넘는 지속적인 경제성장률 . 2008 북경 올림픽과 2010 상해 EXPO 개최국 , WTO 가입에 따른 시장 개방의 가속화 . 한국과 1 시간 거리의 위치 .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한국 경제의 침체 등 , 사업가들이 CHINA DREAM 을 꿈꾸는 이유를 다양하다 . 그러나 , 그 다양한 이유만큼 CHINA DREAM 의 뒤에 숨어진 위험요소 또한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

이 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가지는 대표적인 3 가지 오해를 사례와 함께 간략히 서술해 보았다 .

첫째 . 고가 정책의 오해 – 중국에서 고가품은 반드시 차별화에 성공한다 ?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가 정책으로 내수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대표적으로 가지는 오해이다 .

중국의 의료 산업이 일부 개방 되면서 발 빠른 한국 의사들의 중국 진출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 Y 치과 역시 국내에서 중국 진출 가능성을 1 년 정도 타진 후 중국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여 함께 치과를 개원하였다 . 전략은 중국 고소득층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

진출 전 , 1 년의 준비 기간동안 거액의 비용을 들여 컨설팅업체에게 자문을 구했고 , 그들로 부터 받은 자료의 결론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 요점은 ,

•  중국에는 한국인 인구 전체보다 더 많은 고소득층이 있다 .

•  중국 치과 기술은 낙후되어서 , 한국 치과의 의술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다 .

그러나 이런 고무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했으니 , 개원 2 개월까지 저조한 영업 실적을 보이면서 , 스스로 다음의 본질적인 질문들에 부딪혔다 .

•  자료에서 얘기했던 고소득층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

•  일단 치료라도 받아야 선진 의료 기술의 차이점을 보여줄 것 아닌가 ?

•  차별화된 의료 기술에 중국인들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일까 ?

진출 3 개월이 지날 무렵 , 필자는 Y 치과의 고민을 접하게 되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장조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 조사결과 몇 가지 특이사항을 발견하게 되었다 .

첫째 , 치아 관리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과 치과 의사의 사회적 지위가 한국과 다르다 .

둘째 , 같은 영업권 안의 의료 수가가 매우 낮다 .

건강한 치아를 오복중의 하나로 여기며 , 치아 관리를 중시하는 한국인에 비해 중국인은 치아 질환을 ‘ 병 으로 여기지 않는다 .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전문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치과 의사로 개업이 가능하니 ‘ 치과의사 는 ‘ 의사 라는 저명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지 못했기에 , 의료비 역시 높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 즉 , 충치를 ‘ 병 으로 인식하지 않는 현지인에게 고가의 서비스는 사실상 무리한 접근이었고 , 환자들 역시 전문 고등학교 출신의 치과의사로부터 제공받는 초보적 수준의 서비스에 익숙해 있었던 것이다 . 이에 우리는 각각의 단계와 그에 따른 각각의 진행 방법을 제시하였다 .

단계 1. 인지도 제고와 노출의 극대화 단계

방법 1. 한국인 의사의 중국 진출을 기사화 하여 , 언론 매체를 이용할 것

단계 2. 서비스 경험 유도 단계

방법 2. 무료 스케일링 쿠폰의 배포와 고급 브랜드 취급 상가와의 제휴 이벤트 진행

단계 3.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고소득층 대상의 브랜드 포지셔닝

방법 3. 임플란트와 같은 고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 , 점차 고가 서비스 확대

결국 각각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는 과정에서 병원을 찾는 고객의 수가 점점 늘어 나게 되었고 일단 치료를 경험한 고객들은 다시 병원을 찾게 되었다 . 결과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고가 의료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

둘째 , 히트 상품의 오해 – 한국의 히트 상품은 반드시 중국에서도 성공한다 ?

한국에서 히트한 상품이 중국 시장에 없는 제품일 경우 , 많은 사업가들의 판단력이 흐려진다 . 즉 , ‘ 한국에서 제품이 성공했다 는 사실이 중국에서도 성공을 보장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 더군다나 , 급한 마음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빈번하다 .

한국에서는 꽤나 일반화 된 비데의 경우가 좋은 사례이다 . 국내 벤처상과 대통령상을 수상 , 제품의 우수성까지 인정받은 D 회사를 만나게 된 것은 이 회사가 중국 시장을 진출한지 이미 1 년이 지난 후였다 . 업체 사장님과 함께 지난 1 년간을 회고하는 자리에서 판매의 어려움과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기술력과 한국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중국 내수 시장에 뛰어든 지 1 년 , 많은 비용을 투자해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했지만 ,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였다고 한다 .

D 회사가 1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판매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

•  경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 목욕 문화와 화장실 문화가 아직 낙후하다 .

•  ‘ 비데 식 세척에 대해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기보단 , 오히려 거부감을 갖는다 .

지난 1 년간 이를 극복하기 위한 D 회사의 전략은 소비자의 ‘ 교육 이었다 . 즉 , 비데가 무엇인지 , 왜 좋은 것인지를 설명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노력했으나 , 결국 1 년 만에 돌아온 것은 냉담한 소비자의 반응과 막대한 홍보 비용 지출로 인한 현금흐름의 압박이었다 .

이 경우 , 필자의 조언은 아직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비교적 비데에 익숙한 중국 주재 한국인 , 그리고 같은 문화권인 조선족 교포를 대상으로 먼저 마케팅을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 무턱대고 소비자를 교육시키려는 무모한 시도보다는 우선 작지만 확실한 시장을 먼저 공략하면서 점차 시장의 점유를 높여 가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 결국 , 이 확실한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할인 이벤트와 사은품 행사와 같은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부터 전략이 실행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그간 1 년의 노고를 상회하는 단기 매출 효과를 보게 되었다 .

셋째 , 이쑤시개 13 억 개 팔기의 오해 – 중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면 반드시 잘 팔린다 ?

중국 시장의 규모만을 생각하고 그 규모에 맞는 전략 없이 무턱대고 내수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이다 .

가령 , 유통업이 본격화 되면서 중국 내수 시장으로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 이에 충분한 분석 없이 중국 내수 시장을 접근할 때 갖는 대표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물론 가능성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희망에 그치고 있다 .

첫번째 . 중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하겠다 .

두번째 , 제품을 중국 전역에 동시에 홍보하겠다 .

현실은 이렇다 . 내수 시장 진출은 중국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 개방이 집중된 해안도시나 몇 몇 메트로 도시를 출발점으로 한다 . 하지만 이런 주요도시만 고려한다고 해도 , 북경부터 상해까지 내려오다 보면 그 지리적 광대함에 놀라게 된다 . 특히 , 더 큰 문제는 단순한 땅덩어리의 크기가 아니다 . 지역마다 그 시장의 특수성이 천차 만별이어서 , 중국 시장 자체가 하나의 균질화된 시장이 아닌 무수한 서로 다른 시장들로 구성된 모자이크인 셈이다 .

얼마 전 국내에서 홍보 비용으로 수십억을 사용하는 한 대기업의 중국 내수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에 참여하게 되면서 제출한 제안은 결국 위의 두 가지 오해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 .

첫번째 , 중국 전역의 유통망 구축 대신 소수 지역의 거점화로 전략 수립

두번째 , 중국 전역 대상 홍보 대신 비용의 규모 , 시기 , 대상에 따른 별도의 홍보 전략 수립

간단하게 전체적인 마케팅의 방법을 표로 구성해 보았다 .

우선 , 지역의 경우 홍보 장소는 중국 전역이 아닌 , 시장 진입이 가장 수월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북경 . 천진과 산동성 , 그리고 상해 3 곳을 거점도시로 지정하였다 . 이후 각 거점 지역 내 유통망을 구축한 후 홍보 대상을 본토 소비자층과 한국인 및 조선족 층으로 분류하였다 . 세 지역에 동시에 홍보를 진행 하되 한국인 과 조선족 교포가 집중되어 있는 산동성지방의 경우 이 업체의 제품이 이미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바 , 인지도 제고 보다는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 홍보 목적을 두었다 . 이에 비해 중국인 소비자의 경우는 인지도 확보를 홍보의 기본 목적으로 정하고 장기적인 차원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

이제 본격적으로 홍보가 시작되는 단계라서 그 결과를 얘기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으나 , 무턱대고 중국 시장에서 무리하게 홍보를 진행시키기 보다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각 단계별로 시장의 확장을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증대시켜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이미 몇몇 한국 제품은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초기 시장 진출의 부담을 덜고 성공적으로 런칭하기도 하였다 .

위에서 너무나 간단히 설명한 사례들이 중국 시장 진출 시 발생하는 무수한 위기들을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 이런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서라도 중국이 그렇게 ‘ 쉬운 시장이 아니라는 막연한 느낌만이라도 줄 수 있다면 이 글은 그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

중국의 WTO 가입 5 년이 지나면서 시장개방이 보다 가속화 되는 현 시점에 중국 시장의 진출이 한국 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문제는 새로운 전환점이 누구에게는 ‘ 기회 가 될 수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다른 누구에게는 ‘ 위기 로 전락한다는 점이다 . CHINA DREAM 을 생각한다면 , 첫번째 성공 요인은 철저함이다 .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될 것이다 . 두번째 요인은 겸손함이다 . 수집된 정보를 검토와 검토를 반복하며 겸손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