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보안과 산업스파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보안(保安)이란 단순하게 정보보호나 기술우출방지대책이 아니라 ‘안전성이나 안전한 상황을 유지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한국산업보안학회에서는 보안을 ‘사람자산, 그리고 정보가 의도적 혹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불안전성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예상가능한 안전상태나 상황을 유지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 근래에 들어 ‘산업보안’이란 용어가 매스컴을 통하여 회자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러면 우리가 사용하는 산업보안의 개념이란 무엇인가? 산업보안이란 일반적으로 산업기술을 보호하는 활동과 업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나, 실제적인 산업보안의 의미는 산업자산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모든 활동이나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명확한 용어에 대한 정의 없이 사용하는 산업보안이라는 용어는 산업기술보호와는 명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산업보안에 관한 연구의 부족으로 아직까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산업보안(industrial security)대한 학문적인 정의는 없으나 산업보안이란 산업자산에 대한 보안, 즉 모든 산업 구성원의 생명, 유형자산, 무형자산 그리고 서비스와 프로센스에 대한 보호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모든 활동을 지칭하며, 산업자산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기는 쉽지 않으나 가장 주요한 자산은 구성원의 생명이다. 더불어 물리적인 보안에 대한 기초를 구성하는 기준이 거의 확립되어 있지 않는 우리나라보안 산업의 현실에서 기술적인 보안만을 강조한 결과의 문제점은 이미 수많은 정보보호조직과 정보보호전문가들의 한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저조하다.

 

일찍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권력은 무력에서 자본으로 그리고 미래에는 지식으로 이동할 것이며, 21세기에는 산업스파이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되고 정보전쟁과 날로 늘어가는 경제, 금융스파이가 현재 특징지을 것이다”라고 <권력이동>에서 갈파했다.

그의 주장대로 21세기 글로벌 경제전쟁시대에 산업스파이의 활개는 시대적인 필요악으로 매스컴을 통하여 회자하는 기업 핵심기술유출과 관련된 산업스파이 사건은 이제 일상적인 화두가 되었다. 과거 냉전시대에 산업스파이가 간첩과 유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최근에 보도된 산업스파이(기술유출) 사건을 볼 때 기업의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전 세계 산업보안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산업보안협회(ASIS) 조직구성을 보면 28개 전문위원회 중에서 우리가 산업기밀보호라고 하는 재산적 정보보안은 다수의 위원회 중에서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에 반해 지금의 우리가 산업기술보호를 산업보안과 동의어로 취급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과의 다양한 차이점을 인정하더라도 ASIS는 1955년 조직되어 전 세계적으로 204개의 지회와 3만 6천 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된 민간조직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산업보안조직이나 가능이 얼마나 미시적이고 지엽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미국은 왜 산업보안을 이렇게 다양성과 통합성을 함께 추구하면서 연구와 발전을 추구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우리가 어느 정도의 보안 전문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지의 역할모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각 나라의 기업에 적합한 보안조직과 기능은 다양한 개별적인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여야 하나,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기업은 어떠한 방법론이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하여 더 이상 자신만의 결정을 할 수 없으며,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되는 시대에 들어섰다.(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