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산업스파이를 확실하게 막을 방법은 없는가? 안타깝게도 “저지하거나 줄일 수는 있으나 완벽하게 방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대답이다. 완벽한 보안대책에는 너무나 큰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는 기업의 경영자들이 기술유출방지의 일선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고 구성원 각자에게 책임을 부과하여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스크관리에 실패하여 재난에 이를 경우 파급손실액은 직접손실액의 평균 10배에 달한다. 다음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에 파급되는 손실항목이다.
**운영상의 손실(생산차질의 발생), 이윤손실, 사고조사비용, 업무중단으로 가용인력의 급여손실, 고객이탈, 고객손실, 소송손실, 신용손실, 보험료의 할증, 보험청구액의 조정, 직원의 재고용, 직원의 재훈련, 임시 숙박시설과 장비사용료, 화재장비의 교체, 전산시스템의 재 구축과 프로그램의 재설치, 자료가용성의 손상, 사업장 인근의 피해, 운송업체의 비용, 예방정비, 재청소의 재단 장, 통신장비의 복구, 기업이미지 하락, 원재료의 손괴, 완성품의 손괴, 고객신뢰도의 하락, 시장점유율의 하락, 정상운영에 따른 광고비, 현금흐름의 문제, 협력 업체의 손실, 이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더 향상된 서비스의 제공 비용 등
냉전시대 강대국의 조건이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영토를 지배하는 것이었다면 경제전쟁시대 강대국의 조건은 ‘지식정보력을 바탕으로 경제적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기업 간 경쟁에는 영원한 우방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경쟁자라는 의식이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경쟁력은 여러 선진국의 경계대상이 될 정도로 이미 기술 선진국대열에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의식은 과거 기술수입국의 사고에 머물러 있으며 국내 기업의 보안비용은 외국의 경쟁기업과 비교하여 평균 10~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변화된 기업 환경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경영자의 잘못된 인식과 습관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1세기 기술유출은 정보화 사회의 구조적인 병리현상으로써 기술정보가 곧 자본인 사회가 정보화 사회의 등식이다. 즉, 정보.기술이 자본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정보력 혹은 기술권력의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정보’의 의미는 ‘기밀자료’를 뜻한다. 실제로 수치화된 자료 중에서 기업이 보호해야 할 핵심기밀은 전체 정보에서 2%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첨단기술 확보는 필수다. 그래서 정부나 기업 가릴 것 없이 모든 정제주체들은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반면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한 후발기업이나 국가들은 경쟁업체나 국가의 기술을 빼내는 데 사활을 건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 기술을 가진 분야인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첨단 기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너무 안이하다.
지금까지 기술유출과 같은 산업손실에 대한 접근 방법의 문제점이 대응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급증하는 산업스파이 사건은 보안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안정성 문제로 접근해야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주체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인식 변화와 투자를 이끌어내는 합리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